진묵대사와 일곱 개의 밥상
| 일광 | 조회수 959
진묵대사와 일곱 개의 밥상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화신은 중국의 한산 습득이요 관세음보살의 화신은 달라이라마이며 미륵부처님 화신은 포대화상이고, 지장보살의 화신은 김교각스님이다. 아미타불 화신은 판첸라마이며, 석가모니불의 화신으로 조선시대 고승 진묵대사(震默大師 :1562~1633)이다. 진묵대사는 많은 이적을 남기신 고승이었다. 스님에게는 누이동생이 하나 있었고, 누이동생에게는 외동아들이 있었는데 찢어지도록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이 조카는 가난을 면하기 위하여 복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숙부이신 진묵대사를 찾아가서 그 비법을 묻고자 하였다. “어떻게 하면 부자로 살아 갈 수 있겠습니까? 그 비법을 저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진묵대사는 “다가오는 7월 칠석날 훌륭한 스님 7분을 모시고 밤에 갈테니 7개의 밥상을 정성껏 차려 놓으라고 일렀다. 그러면 집안에 복이 가득 들어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카는\'삼촌이 잘 살게 해주리라\' 확신하고 열심히 손님맞이 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장만하여 마당에다 자리를 펴고 일곱 개의밥상을 차렸다.
음 7월 7일, 늦은 밤이 되자 진묵대사는 일곱 분의 스님들을 모시고 집안으로 들어오는데, 하나 같이 거룩한 모습의 고승대덕은 아니었다. 한 분은 째보요, 한 분은 곰보요 한분은 절름발이요, 한분은 장님이요 한분은 귀머거리였다. 거기에다 하나같이 눈가에는 눈곱이 잔뜩 붙어있었고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있는 것이었다. “삼촌도 참, 어디서 저런 거지 스님들만 데리고 왔어? 쳇, 덕을 보기는 다 틀려버렸네”
조카 내외는 기분이 상하여 손님들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부엌으로 들어가, 솥뚜껑을 쾅쾅 여닫고 바가지를 서로 부딪히고 깨면서 소란을 피웠다. 그러나 진묵스님의 권유로 밥상 앞에 앉았던 일곱 분의 칠성님들은 하나, 둘 차례로 일어나 떠나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마지막 칠성님까지 일어서려 하는데 진묵대사가 다가가 붙잡고 통사정을 하였다. \"철없고 박복한 조카입니다. 나를 봐서 한 숟갈이라도 드십시오.\" 일곱 번째 칠성은 진묵 스님의 체면을 보아 밥 한술을 뜨고, 국 한 숟갈을 먹고, 반찬 한 젓가락을 집어 드신 다음 떠나갔다. 칠성님이 떠나고 진묵대사는 조카를 불러 호통을 쳤다. \"에잇, 이 시원치 않은 사람! 어찌 너는 하는 짓이 그 모양이냐 내가 너희를 위해 칠성님들을 청하였는데, 일곱분의 칠성님 앞에서 패악을 부리면 어떻게 하느냐 도무지 복 지을 인연조차 없다니 참으로 한심하구나 \"
그리고 돌아서서 집을 나오다가 마지막한 마디를 더 던졌다. \"그래도 마지막 목성 대군이 세 숟갈을 잡수셨기 때문에 앞으로 3년은 잘 살 수있을게다.”
이튿날 조카는 장에 나갔다가 돼지 한 마리를 헐값에 사 왔는데, 이 돼지가 며칠 지나지 않아 새끼를 열두 마리나 낳았고, 몇 달이 지나자 집안에는 돼지가 가득하게 되었다. 또 돼지들을 팔아 암소를 샀는데,그 소가 송아지 두 마리를 한꺼번에 낳았다.이렇게 하여 진묵 스님의 조카는 3년 동안 아주 부유하게 잘 살았다.그런데 만 3년째 되는 날 돼지 우리에서 불이 나더니, 불이 소 외양간으로 옮겨 붙고 다시 안채로 옮겨 붙어, 모든 재산이 사라지고 말았다. 3년의 복이 다하자 다시 박복하기 그지없는 거지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복이 나에게 왔는데 내가 그 복을 수용 할 수 있는 인연을 만들지 못했다. 사실 복은 내가 짓고 내가 받는 것이다. 행복도 불행도 모두 내가 짓고 내가 받는다. 복을 담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갖추어져 있고, 또 정성을 다하면 저절로 다가오게 되어 있는 것이다. 진묵대사는 조카 내외에게 “凡有下心者는 萬福自歸依 범유하심자 만복자귀의라고 일러 주었다. 무릇 마음을 낮추는 사람은 만가지 복이 스스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지금 세상은 모두 자신의 존재감을 무한으로 드러낸다. 때문에 자신을 낯추고 사는 사람이 참으로 영특하고 현명한 사람이다.